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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7 08:00

철학과 일상의 만남, 정의란 무엇인가

 

최근 '나는 가수다' 라는 TV프로그램이 화제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화제라기 보다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다고 해야겠죠. 근래 보기드문 TV 예능 프로그램의 수작이라는 극찬을 받더니 순식간에 시청자를 우롱하는 골치덩이 프로그램으로 곤두박칠 치며 며칠사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더군요. 이런 모습을 보며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기분이 나쁘고 실망하긴 했지만 뜨거운 여론을 보면서 과연 여기에 뭔가 있구나 싶지 않겠습니까.

혹자는 정의란게 부족하기만한(아님 없는) 우리 시대, 우리 사회에 그나마 다수의 국민들에게 화끈하고 감동적인, 이른바 정의라는 단어를 갖다붙일만큼 마음이 동했던 대상에 대한 배신감이라고 표현하더군요. 참 공감가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아주 오랜만에 인문학 서적인 
마이클 셀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것도 모자라, 수개월 동안 그 자리를 지킨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정의의 존재감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모두는 정의에 목말라 있는게 사실아닙니까..ㅡㅡ;. 


그런데 더 흥미 진진한 것은 일련의 사태를 보고 사람들이 지적하는 부분들과 그에 대한 근거의 다양함 입니다. 이 책을 읽은 이후로 만들어진 버릇이랄까 시선 중에 하나 인데요. 뭔가 문제꺼리, 논란꺼리가 생기면 이런 입장의 이유는 뭘까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생각할까를 따져보게 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언급할 건 아니지만, 그런면에서 이번 상황을 보는 사람들의 입장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 가지 각색이더군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니 그렇다고 치고 넘어가도 될 문제이지만 사실 우리가 사는 주변에서는 그렇게 넘어갈 수 없는 문제들도 산적해있죠. 나름의 정의로운 판단을 내리는데 기준들이 참 다양하다보니 쉽게 결론 나지 않는 문제들도 많고 말이죠. 

사회적인 문제로 예를 들면 무상급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뜻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급식을 하는게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인데, 정치인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이들에게 이는 있을 수 없는 정책이니 말입니다. 그동안 과연 우리사회에 정의가 있느냐가 많은 이들에게 고민꺼리 였다면 정작 지금의 고민은 과연 정의는 어떻게, 무엇을 기준으로, 왜 그렇게 판단해야 하는가에 있는 것 같습니다. 
좀더 나가면 결국 정의를 바라보는 기준에 따라 여러가지 판단이 나오는게 아니라 그 판단을 위한 근거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입장을 정하고 그것을 정의인양 근거를 구축하고 강요하다시피하는 경우도 태반이니까요.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 [정의란 무엇인가]는 제가 보기에는 철학입문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학창시절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단어 하나로 기억되는 벤담 부터 칸트, 롤스, 아리스토텔레스까지 우리 시대의 정의에 대해 철학적 성취를 이룬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정의라는 것 자체에 대한 이해도 그렇지만 새롭게 철학을 배우는 것 같더군요. 딱딱한 줄 알았던 철학에 대한 생각이 변하면서 어릴쩍 학교 교육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함께 생기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인문학 붐이후 사회과학, 철학에 대한 관심이 좀 높아졌지만 여전히 먹고사는 문제가 출판계까지 미쳐 베스트셀러 상위권이 토익서적의 놀이터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참 인상 깊었던 것 같습니다. 
EBS에서 방영했던 강의 방송도 봤는데요. 책만 보기 보다 장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상을 보고 책을 읽는게 좋을 것 같네요. 

그런데...아직도 정의가 무언가 싶은건 책을 읽기 전이나 후나...역시 마찬가지군요.


정의란무엇인가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 인문교양
지은이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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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16
  1. Favicon of http://preciousness.tistory.com BlogIcon 아로마 2011.03.27 08: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나가수는 정말 안타가운 프로에요 ;;
    재도전 허용만 아니었으면 정말 멋진 프로였을텐데..

    이 책 제목은 많이 들어 봤어요...
    근데 웬지 어려울것 같고 무거울것 같아 선듯 손은 가지 않더라구요 ㅎㅎ;;

    • Favicon of http://earthw.tistory.com BlogIcon 지구벌레 2011.03.27 23:12 신고 address edit & del

      오늘 방송에서는 나름 괜찮았다던데 아직 못봤네요.
      시청자도 만족하고 출연자들도 다 좋은 프로그램이 쉽진 않겠지만. 기대해봐야죠.
      다만. 사회의 정의는 티비 프로그램 처럼 쉽지 않아 보여..맘 한쪽이 쓰리네요.

  2. 2011.03.27 08:5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earthw.tistory.com BlogIcon 지구벌레 2011.03.27 23:13 신고 address edit & del

      왜 웃는지 전 정말 모른다는....ㅋㅋ
      저도 보면서 웃음나는 책들이 쫌 쌓여 있습니다..ㅡㅡ;.
      벌써 곧 월요일이네요. 힘차게 아자. 특히 건강하게..~~!!

  3. Favicon of http://befreepark.tistory.com BlogIcon 비프리박 2011.03.27 09: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인류의 조상들이 중세와 근대에 고민했던 '정의'만큼만이라도
    이 땅에서 실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이클 샌델의 강의를 ebs에서 시청하면서
    우리 사회(지배세력)는 참 원시적이구나, 야만적이구나, 그랬습니다.
    동영상 강의 시청 후 책 읽겠다고 했는데
    아직 책값이 너무 비쌉니다. 책값이 더 떨어져주길 기다리고 있다죠. 핫. ^^;

    • Favicon of http://earthw.tistory.com BlogIcon 지구벌레 2011.03.27 23:15 신고 address edit & del

      아직 영상을 몇편 밖에 못봤습니다만. 동영상을 살펴보고 책을 보면 또다른 감동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처럼 우리사회의 원시적, 야만적인 측면도 더 드러나구요.
      책은..음 솔직히 신간들이 좀 비싸죠. ^^

  4. Favicon of http://smallstory.tistory.com BlogIcon 윤서아빠세상보기 2011.03.27 12: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다 읽고 난 후에
    무엇이 정의인가?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
    도 한번 읽어보세요 ㅎㅎ

    • Favicon of http://earthw.tistory.com BlogIcon 지구벌레 2011.03.27 23:15 신고 address edit & del

      넵. 궁금해지는군요. 책은 벌써 다 봤는데 동영상 보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군요.. 짬날때 마다 봐서리..^^.

  5. Favicon of http://vart1.tistory.com BlogIcon 백마탄 초인™ 2011.03.28 00: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나가수, 오늘 정말 베리 감동의 폭풍이더군요!
    저번주에 판단 미스만 안했더라면 초대박 잉끼쇼가 될 수 있었는뎅,,,하하

    정의를 지키다간 바보가 될수 있는 나라에 살다보니 책이 대박 난,,, ^ ^;;

    • Favicon of http://earthw.tistory.com BlogIcon 지구벌레 2011.03.29 00:13 신고 address edit & del

      정말 멋진 표현이네요..ㅋㅋ. 정의를 지키다간 바보가 될 수 있는 나라..ㅡㅡ;.. 역시 그래서 대박난 책이라는...

  6. Favicon of http://minimonk.net BlogIcon 구차니 2011.03.29 08: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의가 힘이 아니라 힘이 정의인 나라죠.. 후우....

    • Favicon of http://earthw.tistory.com BlogIcon 지구벌레 2011.03.29 23:53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러게요. 힘으로 정의도, 양심도, 인권도, 다 바꿔버리는 나라..

  7. Favicon of http://blogmania.tistory.com BlogIcon ILoveCinemusic 2011.04.03 22: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의로운 세상이 오길 기대하지만 정의로운 사회는 이상적인 사회이지 싶습니다.

    • Favicon of http://earthw.tistory.com BlogIcon 지구벌레 2011.04.03 23:29 신고 address edit & del

      조금씩 부딛혀보고 꺽이고 고쳐나가고 ....
      그렇게 한걸음씩 가는 것이겠죠.
      이상적인 사회나 가능한 일이구나 하다가...
      울 사회가 요롷게 된거 아닌가 싶습니다.

    • Favicon of http://blogmania.tistory.com BlogIcon ILoveCinemusic 2011.04.03 23:54 신고 address edit & del

      저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질타하는 말로 들리네요``
      말씀이야 쉽지만 그렇기 위해선 법위에 군림하는 이들을 처벌할수있는 법제도의 정비가 필요하겠지요...이상을 현실로 불러들이기 위해선 얽히고 설킨 복잡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하는데 기득권자들이 과연 그러한 의지가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 Favicon of http://earthw.tistory.com BlogIcon 지구벌레 2011.04.04 01:33 신고 address edit & del

      질타라고 하시니 제 표현이 좀 직설적이었던것 같습니다.
      자칫 정치혐오나 더러운꼴 안보고 말지 .처럼 외면하고 살지는 말아야 하지 않나 하는 노파심에서 쓴 댓글이었습니다.
      전 제도적정비나 이상을 현실화 시키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보다 앞서서 우리 스스로가 기득권, 가진자들이 만들어낸 논리속에서 정의란 단어를 정의하고 있지는 않은가 돌아보는게 우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종의 프레임이기도 하고 저들이 말하는 정의의 논거, 이론적 배경을 잘 아는게 시작인 듯합니다.
      어쨌든 전 저들 기득권자들의 의지에 대해서는 추호도 기대가 없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해가야죠. 더디더라두요. 내년 두차례의 선거에서 조금이나까 변화가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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