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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전 쯤 난생처음 아파트로 이사를 왔습니다. 24평인데다 지은지 15년쯤 된 예전 방식의 구조를 가진 아파트라 조금 좁은 느낌도 있습니다만, 그동안 주택에서만 살아온터라 여러모로 편리한게 사실입니다. 반면 주택에서 살때 느끼던 동네사람들과의 친밀함이 조금 아쉽기도 하네요. 

그런데 이사 준비를 하던 작년말 쯤, 이곳 저곳 매물로 나온 아파트를 보러 다니면서 부동산 업자분들에게서 얼핏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창원지역에서 부동산 업자들이 대거 저희 동네로 오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멀리서 와서는 주로 소형아파트를 많이 알아보러 다닌다는 군요. 


전 당시에 처음 듣고는 창원에서 왜 우리동네까지 아파트를 사러 오는지 갸우뚱 했습니다. 원정투기란 말을 들어본적은 있지만 사실 저희 동네는 개발예정지역도 아니고 부동산 시장이 투기를 할만큼 뭔가 호재가 있는게 아니었거든요. 


두 달사이 동네 아파트 시세가 2천만원 상승

그런데 며칠전 아는 후배녀석의 원룸을 함께 알아보러 다닌다고 오랜만에 동네에 있는 부동산 소개소를 방문하게 됐습니다. 몇군데 원룸을 보러 다니던 중 마침 그때 일이 생각나서 중개업자분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지난 연말 쯤부터 불어닥친 타지역 부동산 출몰로 저희 동네 20평대 아파트 가격이 최근 두세달 사이에 거의 2천씩 올랐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 자세히 물어보게 됐는데요. 간추린 정황은 이렇습니다. 


그런데 창원지역에서 꽤 멀긴하지만 저희 동네는 대구광역시 북구에 속해 있으면서도 금호강을 중심으로 생활권이 대구 도심과 상당히 분리되있으는 일종의 섬같은 동네입니다. 거기다 최근 10년사이 주택지구 개발로 대단위 아파트가 밀집된 신 도심지역입니다. 따라서 인구도 많고 주택 거래도 꽤 활발한 지역이죠. 그러다보니 아파트 가격동향이 어쩌면 투기꾼들에게는 손대기 쉬운 구조에 있었던가 봅니다. 


사진에서 보시는게 바로 저희 동네인 대구 칠곡지역입니다. 행정구역상 북구지만 통상 북구 또는 강북이라고 불리는 지역이죠. 보시다시피 온통 도미노처럼 아파트가 빼곡합니다. 저 모습이 아마도 투기꾼들에게는 군침흘릴 사냥감이었나 봅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저희 동네 소형아파트는 시세가 단기간에 수천만원이 뛰어 버린 것입니다. 이게 이른바 일종의 기획부동산, 원정 부동산 투기인 것이죠. 20평대 아파트가 편차가 있지만 1억 전후니까 두세달 사이에 20%이상의 시세차익을 만들어 버린것입니다. 


결국 서민층 실수요자가 피해입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역시 피해보는 건 결국 꼭 필요해서 집을 구하는 사람들입니다. 게다가 20평대 초반이 대상이니 형편이 그닥 호락호락한 이들이 아닐테구요. 요즘 전국적으로도 대형아파트는 미분양이 넘쳐나지만 소형아파트는 전세대란이랑 겹쳐 수요가 많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래저래 투기꾼들의 먹이감이 되기에 딱 맞춤이었던것 같습니다.

부동산에서 만난 분 이야기로는 조만간 조금더 큰 평수에까지 영향이 미칠 것 같다고 하는데요.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이런 기획성 투기가 많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듣고는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결국 이렇게 투기로 형성된 수익은 투기꾼들이 챙겨서 떠나버리면 그만일테고 저희 동네는 그 후과를 고스란이 또 떠안을 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이런 이야기는 남의 동네 이야기인줄 만 알았는데, 막상 알게되니 이래서 돈있는 일부 몰지각한 이들이 부동산에 빠지는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얼마전에도 어느 비정규직 노조분들을 만나서 봤습니다만, 힘들게 일하면서도 법에서 보장된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해 싸우는 이들도 숱한데 아직도 우리사회에 이런 모습이 있다니 서글퍼도 지네요. 어쨌든 제대로된 사회라면 이렇게 돈버는 사람들에게 세금이라도 왕창 매길수 있어야 할텐데 말이죠. ㅡㅡ;.  

+ 덧) 다음메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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