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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 밝혔다시피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올한해 블로그 운영을 시작할려고 하는데요. 워낙 특정주제 없이 중구난방인데다 하고 싶은 이야기라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잡식성 블로그지만 이참에 몇가지 연간 집중 분야를 정했습니다. 

그중 첫 번째가 바로 문화관련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물론 이또한 제 전문분야가 아닌관계로 관객의 수준에서 보는 여러가지 문화, 예술관련 이야기를 생각중인데요. 주로는 영화, 연극 등 공연감상과 책 리뷰가 될 것 같습니다. 2011년 한해동안 이와 관련해서 100개의 포스팅을 하는게 목표가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제 포스팅 주기로 봐서는 아마도 올해 최대 컨텐츠가 되겠군요. 이 관련해서는 차차 더 풀어보기로 하구요. 제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한 계기가 있었는데요. 바로 소개드릴 연극 한편 입니다. 

제목은 '호랑이이야기'입니다. 제가 평생 본 연극이라고 해봐야 뮤지컬까지 포함해서 다섯 손가락안에 드는 문외한인데요. 그 와중에도 1인극은 처음이었습니다.  (상세소개 포스팅 아래쪽 안내글 참조) 그래서 여러가지로 기대가 많았는데요. 자 그럼 이제부터 함께 공연 보러 가실까요. ^^


공연 팜플렛입니다. 소개글에도 있지만 1999년부터 이어져온 공연인데요.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시대상을 반영하며 세월과 함께 자라온 공연이라고 합니다. 어느 할아버지가 호랑이와 함께 살았던 경험을 풀어놓는 방식의 1인 연극인데요. 팜플렛 안에는 공연 소개와 더불어 지난 10년의 이야기도 함께 실려 있었습니다. 


공연 시작에 앞서 공연을 주최한 분(문화나눔 옻골 최수환 대표)의 이야기가 잠시 있었습니다. 제가 문화관련 이야기를 블로그에 담아봐야겠다 싶게 한 이유도 이분의 말씀 때문인데요. 요약하면 이번 공연을 계기로 동네(대구 강북,칠곡지역)에 문화생협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이었습니다. 참고로 공연이 있었던 곳이 저희 동네 고등학교 강당이구요. 공연을 유치한 사람들도 저희 동네 지인들이었습니다. 

문화생협이라면 아직 낯선 분들도 많을텐데요. 먹거리를 매개로한 생협은 요즘 어딜가나 많이 생깁니다만, 제대로된 문화생활을 위한 생협도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새롭게 문화생협을 꾸려서 운영중인 곳이 전국에 여러곳 있습니다. 바쁜 일상으로 인해 문화, 예술과 관련해서는 기껏해야 가끔 극장에 가는게 전부인 대부분의 현대인들에게 문화적 향유가 중요한 문제인게 현실이죠. 그래서 좋은 공연을 비싼 돈들이고 시간을 굳이 내서 가지 않아도 함께 생협을 꾸려 작더라도 좋은 공연을 직접 유치도 하고 기회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하려고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일단 문화생협이야기는 담에 차차 좀더 자세히 전하기로 하구요. 이 공연도 어쨌든 그런 취지에서 초청된 것이라 주로 관객들이 동네 아줌마, 아저씨, 아이들이었습니다. 다른 공연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죠. ^^. 일단 관객들도 하나둘 자리를 잡고 있는데요. 공연 시작할땐 빈자리가 없을만큼 호응이 좋았습니다. 


이제 공연이 시작 됐습니다. 별다른 설명없이 무대위로 할아버지(아저씨?) 한분이 걸어나오면서 시작됐는데요. 목에 긴 목도리를 매고 나온것 외에는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동네 어른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 목도리가 아주 중요한 무대 장치더군요. 특수한 기술이 있다는게 아니라 정말 다용도 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사진에 깔고 앉은 의자도 대략 10가지 이상의 역할을 해냅니다. 뭐 더는 설명이 어렵구요. ㅎㅎ

1인극이라 출연하는 배우가 단 한명인데요. 무대 세트도 사실 별게 없습니다. 어쨌든 그만큼 주연 배우의 역량이 극 전체를 좌우하는데요. 이 공연만 10년넘게 하고 계신 분이라 일단 걱정은 붙들어 매시고. ^^. 


공연시간은 대략 1시간 30분 정도였습니다. 관객들의 반응이나 현장 분위기에 따라 2시간까지도 길어지기도 한다는 군요. 어쨌든 1인극의 특징이겠지만 관객들과 아주 적극적으로 극을 함께 만들어가며 어느새 연극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되는걸 느꼈습니다. 배우가 보여주는 에너지가 다른 여과없이 곧바로 관객들에게까지 전해지면서 말이죠. 중간에 한번은 관객들에게 내려오더니 즉각해서 관객들을 배우로 만들어버리더군요. 

제가 소양이 부족해 더 자세한 설명은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집중도 잘되고 재미도 있는 관람이었습니다. 


연극이 끝나고 주연배우의 포토타임이 이어졌습니다. 꼬맹이 관객들이 특히 좋아하던데요. 호랑이 흉내를 내며 찰칵...^^. 

사실 연극 중간중간에 아이들이 떠들기도 하고 대사에 대답하며 흐름에 방해를 주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무대에서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치기도하고 극의 전개를 통해 아이들마저 적절히 무리없이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모습에 참 감탄했습니다. 이런게 또 전문 공연장에서 잘짜여진 공연을 보는 것과 다르게 동네 문화생협의 묘미가 아닐까 싶기도 했구요. 


사실 1인극이라고는 하지만 역시 혼자서는 극을 진행할 수가 없죠. 배경음악, 효과음, 조명까지 여러가지 역할이 필요하니까요. 사진에 보시는 분들이 바로 스텝분들입니다. 두분이 이 모든 역할을 다 하시더군요. 

앞으로 동네에 문화생협이 꾸려지면 다양한 소식을 계속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구요. 평생 처음 본 1인극 관람 이야기는 요기까지 입니다. 

여러분도 어떠세요. 좋은 연극한편~~
그 중에서도 기회되시면 '호랑이 이야기' 관람을 강추 드립니다. ~~


<작품 소개>

이 작품의 원작은 1997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이태리의 '다리오 포'가 
이태리를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극찬 받은 공연이다. 
'다리오 포'가 상하이 교외에서 보았던 중국의 이야기꾼은 그 지역의 사투리의 특성을 십분 활용하면서 여러 가지 음향효과와 성대모사를 능수능란하게 하는 바람에 '다리오 포'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표준 중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도저히 흉내낼 수도 없는 발음과 독특한 음색을 사용했던 것이다.
이것을 1999년 대구 경북대의 김창우 교수가 우리 민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 각색한 것이 모노드라마 '호랑이 이야기'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호랑이 이야기'는 지난 10년간 '호랑이 이야기'를 공연하면서 배우 김헌근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덧보태어 무대화한 공연이다. 즉 '다리오 포'의 모노드라마 '호랑이 이야기'를 한국판 공연으로 만들어 지난 10년 동안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하는 동안 배우 김헌근이 듣고 본 이야기를 다시 녹여 담금질하여 '호랑이 이야기'로 새롭게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호랑이 이야기'는 20세기 우리 민족의 역사를 배경으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삶의 자세를 보여주는 이야기로써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편으로,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소통부재의 현실을 이야기적 서사 구조 속에 담아 풍자적이고 해학적인 연극적 표현으로 풀어낸다. 

호랑이는 전 세계적으로 분명한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어떤 개인 혹은 민족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참고 견디고 저항하는, 즉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끝까지 버티는 사람들을 호랑이에 비유하곤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호랑이의 상징성을 가장 오랫동안 사랑하고 함께해온 우리 민족에게 이제는 사라져버린 호랑이의 기상과 친숙함을 일깨워주는 공연이 될 것이다. 

<작품 줄거리>

일제 강점기에 경상도 시골에서 만주로 피신한 바우할배가 우연찮은 기회에 
독립군들의 전투에 참여하였다가 부상을 당하여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 마침 어미호랑이는 새끼 한마리가 익사하는 바람에 젖이 불어 힘들어하는 중이었으나, 남은 또 다른 새끼는 어미 젖을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바우할배는 호랑이의 젖을 먹게 되고, 호랑이는 바우할배의 상처를 핥아서 치료해 주어 서로의 아픔을 달래며 가족처럼 함께 지내게 된다. 호랑이의 보호 아래 호랑이 침 덕택에 부상을 치료한 바우할배는 호랑이와 함께 살게된다. 
호랑이와 생사고락을 함께 하다가 마침내 인간세상으로 탈출하여 마을로 내려온다. 마을 사람들에게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하지만, 아무도 바우할배의 말을 믿지 않는다. 뒤따라온 호랑이와 재회하게 된 바우할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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