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빈틈 투성이지만 재밌는 영화, 솔트

요즘 여름 휴가중이라 그렇습니다만 얼마전부터 극장을 자주 찾고 있습니다. 원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올초부터 상반기 내내 여러사정으로 참 발걸음 하기가 어려웠거든요. 시간나는 데로 개봉작은 쭈욱 섭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동안 못 본 영화들은 집에서 차례로 보고 있구요. 제 분야는 아닙니다만 아마도 종종 영화 리뷰가 포스팅 되지 않을까 싶네요.^^  (역시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맘 놓고 읽어주시길...)

어제 최근에 개봉한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영화 [솔트]를 봤습니다. [인셉션]을 보고 난뒤 교훈이기도 했지만 가능하면 사전 정보없이 보려고 애를 썼는데요.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영화는 무방비 상태에서 봐야합니다. ^^

얼마전 영화 홍보차 우리나라를 찾은 졸리의 영향인지, 더운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극장가에 볼만한 영화가 없는 탓인지 어쨌든 흥행은 상당히 순조로운 것 같습니다. 화제작인 [인셉션]을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더니 개봉일주일만에 150만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우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영화는 상당히 재밌습니다. 한참 더운 시간에 아내랑 같이 가서 본 제 입장에서는 여름에 딱 걸맞는 시원한 액션 영화가 아닌가 합니다. 물론 극장 냉방이 빵빵하기도 했죠. ^^. 제가 액션 스파이물을 즐기는 편이기도 합니다만, 함께 본 아내도 아주 재밌어 하더군요. 역시 영화가 흥행을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겠죠. 

무엇보다 주인공인 안젤리나 졸리의 시원한 액션 연기와 까칠해보이는 표정연기는 일품입니다. [툼레이더]에서 보여준 느낌과는 사뭇 다르지만 역시 [wanted/2008]에서 보여줬던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은 솔트에서도 한층 자연스러워 보였습니다. 다만 워낙 영화 내내 우여곡절과 탈출, 싸움이 많아서 늘 다치고 얻어터지고 부딛히는 모습은 뭐랄까요. 좀 안돼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른 블로거분들도 많이 지적하셨듯 아무리 영화라도 여성의 눈탱이가 밤탱이 되는 건 보기가 좀 그렇긴 했습니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속도감있는 전개와 화려한 액션, 안젤리나 졸리의 열연까지 뭐 흥행과 영화적 재미에 필요한 요소는 잘 갖추어 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그런데...(컬투쇼 아시나요? ㅎㅎ) 영화보는 내내 저는 본 시리즈가 떠오르더군요. 보신 분들은 아실테지만 (아직 못보신 분들은 일단 무조건 보시길...3편의 시리즈로 구성되 있습니다.) 멧데이먼이 연기한 스파이 제이슨 본이 보여준 치밀하면서도 멋진, 과하지 않으면서도 관객의 눈을 잡아 묶어버리는 최고의 액션과 영화 스타일에 이미 눈높이가 너무 높아진 것일까요. 자꾸만 솔트와 본 시리즈를 비교하게 되는 걸 느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속도감있는 사건전개와 그에 걸맞는 화면 구성, 스파이 물 특유의 이야기 구성, 현대적 감각의 액션 스타일까지 형제 영화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결국 비교를 당하는 순간 [솔트]의 판정패는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본 아이덴티티/2002


일단 스파이가 등장하는 영화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건 역시, 내러티브의 완성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주인공이 좌충우돌하는 과정에서의 인과관계, 사건 진행의 현실성이란 건 어떤 영화 든 마찬가지로 중요하겠지만 서로 속고 속이는 과정을 주요한 이야기 구조로 삼는 영화에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 그래야 되지?

하지만 [솔트]는 이점에서부터 곳곳에 헛점을 드러냅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주인공이 주어진 상황에서 하게되는 선택이 과연 합리적인가에 대해 의문이 생기는 장면이 꽤 있더군요. 상대편 조직에서 요원을 투입하는 방식이나투입된 요원의 행동도 마찬가지 입니다. 가장 중요한 작전임에도 이미 만천하에 노출된 요원을 그것도 변장까지 해서 투입하다뇨..ㅡㅡ;..뭐 이것 만이 아니니 ...쩝.
더욱이 화려해 보이는 액션의 경우도 그 현실성과 개연성에서 완성도의 차이를 가져오게 되는데요. 예전 홍콩 영화 주인공들이 보여주던식 정도는 아니지만 지나치게 우연히 주인공에게 유리하고 타 배역에 비해 불공평한 상황은 결국 영화 전체에 대한 수준을 가늠하는 지점이 됩니다. 

하나만 더 추가한다면 영화 시작에서 나오는 북한 장면은 사실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헐리우드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왜곡된 시각을 전세계에 보여준다고 생각하니 같은 민족의 입장에서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게다가 대사 또한 부자연스러운게 너무 드러나기도 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트]는 재밌는 영화입니다. 다만 제가 지적한 부분들에 대한 유연하면서도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계셔야겠지만 말입니다. ^^. 게다가 안젤리나 졸리가 보여주는 수준급의 액션은 이미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집니다. 물론 생물학적 나이를 먹어가는 졸리가 이후 작품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런지는 의문입니다.

요즘 많이 더우시죠?. 조금만 마음을 비우고 머리도 그저 스폰지 모드로 감상하신다면 더운 여름을 잠시나마 시원하게 날려줄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 제 글을 편하게 보시고 싶으신분은 여기를 눌러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