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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화제인 영화 인셉션을 봤습니다. 그것도 정말 오랜만에 혼자서 극장을 찾았습니다. 그러고보니 블로그에 영화 리뷰도 오랜만이군요. 일단 제가 워낙 좋아하는 장르인지라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는데 차일피일하다가 울 마나님이 마침 자유시간을 할애해주셔서리 냉큼 ^^. 


뭐 워낙 리뷰가 많이 올라오는 영화인지라 세세하게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간단히 중요한 몇가지만 짚어보겠습니다.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1. 제목 : 인셉션(Inception)
2.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3. 주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4. 컨셉 : 사람의 꿈속에 잠입해 정보를 캐오거나 무의식속에 생각을 심는다는 이야기 / SF 액션
5. 평론가들의 평가 : 흥행과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으로 극찬
6. 흥행 : 현재 국내박스오피스 개봉7일만에 150만 돌파

혹 안보신 분들을 위해 짧게 설명드리면 우선 제목인 인셉션은 사람의 꿈속에 잠입해 의도적으로 특정의 생각을 심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인공인 디카프리오가 그 일을 하는 사람이죠. 특수약물과 장비를 이용해 꿈속에 침투하는 일종의 스파이입니다.
무엇보다도 이영화의 매력은 꿈속의 세계를 다루는 이런 상상력을 시각화 하는데 상당히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꿈속이라고 해서 어둠침침하거나 답답한게 아니라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하듯 모든 것이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계획적으로 도시설계하듯 미리 만들어놓은 꿈속 공간에 사람들이 들어가 벌이는 일들인 것입니다. 꿈속에서 서로 속고 속이는 과정과 액션이 관객들을 빠져들게 합니다. 
평단의 평가도 칭찬 일색이고 흥행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어쨌든 재밌게 볼만한 영화임은 분명합니다. 

그런데....전 사실 기대에 비해 좀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평론가들이나 하나같이 박수가 터져나오는 리뷰들에 반론을 펴자는건 아니구요. 훌륭하고 멋진 영화라는 전제를 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우선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야할 것 같은데요. 아시다시피 이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입니다. 인셉션을 나름 고대하고 있던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놀란 감독에 대한 기대가 아닐까 싶은데요. 전작들을 살펴보면 무리가 아니죠. 

<메멘토 / 2000년>

<배트맨 비긴즈 / 2005년>

<다크나이트 / 2008년>


미행(1998년), 인썸니아(2002년), 프레스티지(2006년)까지 포함하더라도 사실 그렇게 많은 영화를 만든 거장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970년생으로 올해 40이라는 나이를 생각한다면 이 천재감독이 보여주는 작품세계는 그야말로 경이적입니다. 특히 위 세편의 영화는 감독 자신을 A클래스로 끌어올린 수작들입니다. 그러고보니 이글을 쓰는 오늘이 바로 놀란감독의 생일이더군요. 일단 해피버쑤데이... ^^ (7월 30일생)

개인적으로 특히 메멘토를 보고 느낀 충격은 대단했습니다. 저예산으로 만들어졌음에도 그 어떤 블록버스터보다 머리속을 휘저어버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두번의 배트맨 시리즈 또한 그전까지의 배트맨 영화들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를 창조해버렸죠. 이미 이때부터 놀란 감독은 최고의 상상력을 영화로 만들어내는 능력을 인정 받은 것입니다. 특히 인셉션은 놀란이 16살때부터 기획하던 내용이라고 하더군요.

저의 기대를 상승시킨 또다른 지점은 바로 영화의 소재입니다. 누군가는 영화 역사이래로 늘 차용되어오던 장자의 호접몽식 구조가 그리 새롭다고만 볼 수는 없다지만, 그건 누가 어떻게 만드냐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니까요. 특히 이 분야의 최고영화라 할 [매트릭스] 1편은 아마도 영화사에서도 그 전후를 구분할만하지 않나 싶습니다. 놀란 감독의 작품은 아니었지만 영화 제작단계에서부터 비교가 돼 왔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사실 메멘토에 대한 강렬했던 기억, 배트맨 시리즈의 독특한 세계관과 상상력, 매트릭스에서 떠오르는 두 세계의 만남을 시각화 하는 능력까지 기대지수가 하늘을 찔렀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난 느낌은 뭐랄까 뭔가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본 느낌은 맞지만 웬지 허전해지더군요. 제가 너무 자극에 둔감해진걸까요. 영화속 꿈의 세계는 참 잘 만들었다 싶다가도 현실과의 차별성에 신경을 덜쓴 느낌(꿈속 세상이 현실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어서...난 아직도 가끔 하늘을 날고 광선이 나가는 꿈을 꾸거든요..ㅡㅡ;)이었고 가장 긴박해야할 클라이막스는 참 잘 짜여졌다 싶다가도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영화자체의 스케일과 짜임새가 부족한건 아니었지만 쉽게 말해 임팩트가 부족하다 싶은게 사실입니다.

다만 당부드리는건 제가 이야기한 것이 아쉬움이지 영화에 대한 불만이나 지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편의 웰메이드 영화를 감상하는 즐거움을 충분히 주기 때문에 꼭 극장에 가서 보시길 강추드립니다.

어쨌든 전작들과 달리 온전히 자신이 처음 아이디어에서부터 각본까지 완벽히 스스로 만들어낸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런 임팩트의 부족은 아마도 향후 나올 작품들을 더 보게되면 기우가 될런지도 아님 부족점으로 나타날런지도 모르겠습니다.아직도 젊고 천재적인 감독인건 분명하니 또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런지도...^^.

참 놀란감독의 차기작은 아마도 배트맨 시리즈의 완결편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2012년 개봉 예정이라는데요.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전 다시 놀란 감독에게 놀랄 준비가 되 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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