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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연극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아주 작은 소극장에서 열리는 작은 연극이었지만 처음이다보니 보기전부터 나름의 설레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아는 후배가 초대장을 줘서 보게 된거라 더욱 즐겁게 봤던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그전에도 공연장을 가본적이 없지는 않습니다. 뮤지컬을 몇번 본적이 있긴 하니까요. 그런데도 웬지 연극은 좀처럼 기회가 닿지 않더군요.


제목은 "오월엔 결혼할꺼야",  함께 자취하는 29살 세 여성들이 결혼을 주제로 벌이는 에피소드를 코믹하면서도 여러각도에서 살펴보며 생각해보게하는 연극이었습니다.

실례인줄 알면서도 연극이 시작하기 전에 살짝 무대를 촬영했습니다. 급하게 담던 나머지 플래시 끄는 걸 잊어서 순간 번쩍했고 사람들의 눈총을 받아야 했습니다. 하하...글쩍.


보시는 사진 왼쪽 뒤통수 보이시죠. 함께 연극을 관람한 사람숫자도 얼마 안되지만 제가 맨 왼쪽 둘째줄에 앉았는데요. 그니까 제 앞사람 뒤통수죠. 근데 이 분이 알고보니 배우더군요. 능청스럽게 객석에 함께 앉아 있다가 연극속으로 들어가더군요..깜짝 놀랬습니다. ㅎㅎ


웃다가, 때론 심각하게 빠져들어 연극을 다보고 나왔습니다. 들어올때 시간이 급해서 보지 못했던 극장 입구의 포스터랑 장식물들을 담아 봤습니다. 포스터속 여자셋, 남자 한명이 출연진의 전부입니다. 조촐하죠..^^..그래도 다들 1인 다역을 하는지라 출연 배역은 상당히 많습니다.


소극장에 어울리는 앙증맞은 배우와 연극에 대한 소개 게시판입니다. 어린시절 학예회, 교실꾸미기가 생각나네요..^^

어쨌든 약간은 가벼우면서도 생각할 꺼리도 주는 나름 볼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결혼한 몸이라 사실 감흥이 좀 떨어지긴 했지만(미혼 분들이 보면 참 재밌을 것 같습니다.) 영화와는 또 다르게 생생하게 눈앞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는 건 그 자체로도 재밌더군요.

제가 예술쪽에 조예가 부족해 연극에 대한 이야기는 이정도로 하겠습니다만 ^^. 정작 관람을 하면서 다시금 느낀점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지방에서 사는 아쉬운점이 요렇게 문화적인 부분에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4분의 1이상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살고 있습니다. 어린시절 학교에서도 늘 수도권 인구과밀에 대해서 우려스럽다고 배웠지만, 사실 옛속담에도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는 말이 있듯이 여전히 서울을 향한 발걸음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말하자면 지방에 살면서 서울로 서울로 향하는 모습을 그렇게 곱게 보는 편은 아닙니다. 방한 칸 얻기에도 힘겨운 주택가격, 살인적 물가, 도심의 콘크리트 가득한 비 생태적 환경, 복잡한 교통.....맘에 안드는 구석은 차마 다 열거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특별시민들에게 부러운게 하나 있으니 바로 문화적 인프라 입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공연, 공연장 문화 가 아닌가 합니다.
요즘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대구 바닥에서 연극한편 보는게 사실 그렇게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태어나 연극 한편 못본게 모두 제탓은 아니라는 거죠.


요즘 대구에 오페라하우스다 뭐다 각종 대형 공연장들이 제법 생겨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다양한 대형 공연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공연들은 한번 보자치면 그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좋은 공연이 오면 가끔이야 큰 맘먹고 볼 수도 있겠지만. 말그대로 연례행사 수준입니다.
반면 영화를 보러 극장가듯이 늘 생각날때 갈 수 있는 중, 소규모의 공연은 여전히 많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각종 조사에서 보여지는 대구의 공연장 현황은 매우 좋은 상황입니다.
2008년 말 기준으로 관련 기관에 등록된 대구 공연장은 전국 6개 광역시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시민회관,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학생문화센터 등 10개 공연장이 있는데 비해 인천·대전·울산은 각 3개, 광주는 1개, 부산은 5개 공연장에 불과합니다. 서울도 국립극장,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등을 포함해 9개 공연장이 있을 뿐입니다. 여기에 대학 공연장인 '계명아트센터'가 지난해 10월 개관한 데 이어, 12월 대구보건대가 '인당아트홀'(1천200석)의 문을 열었습니다. 올들어서도 영남대가 '천마아트센터' 준공식을 가졌습니다. 
그럼에도 지역의 한 공연관계자이 기억에 남습니다. "대구는 수도권 문화예술인들도 깜짝 놀랄 정도로 공연장이 많고 시설도 좋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연장이 최근 인기있는 뮤지컬 공연, 문화교양강좌 개최 등 천편일률적으로 공연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공연 인프라가 잘 구축된 만큼 이를 제대로 활용해 특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실제로 공연장의 주축을 이루는 구별 문화예술회관만 살펴보더라도 그 활용도가 아주 제한적입니다. 만들때는 우후죽순 앞다투어 건립해놨습니다만, 좋은 공연 유치는 커녕 구청 예산만 축내는 애물단지가 되버린 경우도 허다합니다.

더욱이 유명한 공연들의 경우 사실 지역에서 자체 생산된 컨텐츠라기보다 해외나 서울에서 잠시 들러 공연만 하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공연팀들이 대구에서도 공연을 열어주길 기대만 하고 있는 거죠.

각종 공연 예술도 지역적 생산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은 상황에서, 서울 대학로에 비길바는 아니겠지만 대구에도 최근 여러 곳에서 작은 소극장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주로 계명대 를 비롯한 대학 근처에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새로운 시도속에서 좋은 결과가 있어 저 같은 초보 관객의 발길도 이어지게 됐으며 좋겠습니다. 그러면 조금씩 서울을 부러워하는 억울한 마음도 줄어들겠죠.. ^^

여러분은 연극이나 공연, 얼마나 자주 보시나요?

+ 이 글은 국민주권시대를 바라는 생활인 블로거 네트워크 <주권닷컴>을 통해 발행되었습니다 +